성탄제 - 김종길 시인 어두운 방안엔 바알간 숯불이 피고, 외로이 늙으신 할머니가 애처로이 잦아가는 어린 목숨을 지키고 계시었다. 이윽고 눈 속을 아버지가 약을 가지고 돌아오시었다. 아 아버지가 눈을 헤치고 따 오신 그 붉은 산수유 열매--. 나는 한 마리 어린 짐승, 젊은 아버지의 서느런 옷자락에 열로 상기한 볼을 말없이 부비는 것이었다. 이따금 뒷문을 눈이 치고 있었다. 그 날 밤이 어쩌면 성탄제의 밤이었을지도 모른다. 어느 새 나도 그때의 아버지만큼 나이를 먹었다. 옛것이란 거의 찾아볼 길 없는 성탄제 가까운 도시에는 이제 반가운 그 옛날의 것이 내리는데, 서러운 서른 살 나의 이마에 불현듯 아버지의 서느런 옷자락을 느끼는 것은, 눈 속에 따 오신 산수유 붉은 알알이 아직도 내 혈액 속에 녹아 흐르는 까닭일까. 더보기 몽상가들(I Sognatori, 2003) /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몽상가들 감독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(2003 / 영국,프랑스,이탈리아) 출연 마이클 피트,에바 그린,루이 가렐 상세보기 상상이상... 7.2/10.0 더보기 생각대로 살지 않으면, 사는대로 생각한다 용기를 내어서 그대가 생각하는대로 살지 않으면 머지않아 그대는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- 폴 발레리 더보기 이전 1 2 3 4 5 6 다음